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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금융가 점령한 노숙자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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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맞은편에 텐트촌 "주택난의 불가피한 결과"
'마틴 플레이스의 시장' 지도 아래 조직적인 관리
아침은 캠프 주방서 조리, 저녁엔 피자.샌드위치 후원


시드니의 가장 명성 높은 거리 중의 하나인 시내 마틴 플레이스에는 호주의 극심한 주택난에 항의하여 철야 농성을 벌이듯 보란 듯이 중앙은행 바로 맞은편에 노숙자들의 텐트촌이 즐비하게 펼쳐져 있다.

 

세계적인 미항의 미관을 해치는 텐트촌을 놓고 주정부와 시청이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가운데 시청은 "우리 도시의 주택난의 불가피한 결과"라고 말하고 한 텐트에는 "많은 이들의 경우 감당할 수 있는 주택의 모습"이라고 쓰여 있다.

 

30일 호주뉴스닷컴에 따르면 거리의 한쪽 편에서 다른 편까지 적어도 35개의 텐트가 쳐져 있는데 조직가들은 매일 2개 정도씩 늘어난다고 말한다. 전철역에서 내린 깔끔한 차림의 통근자들이 일대의 수많은 고층빌딩까지 가려고 텐트 사이를 총총히 빠져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텐트촌 복판에는 나이젤 블레이크모어 씨의 텐트가 있다. 그는 호주뉴스닷컴 인터뷰에서 "나는 지나가며 짜증이 나서 카운슬에 전화를 걸어 '이 빌어먹을 사람들을 언제 몰아낼 거냐'고 말할 그런 타입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나는 성공을 거두고 있었고 살 만했다"면서 "나락으로 떨어져 홈리스가 되고 나서야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되돌아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텐트촌 사람들 중에는 소매업 매니저나 전화회사 영업사원 출신도 있었다.

 

블레이크모어 씨는 홍콩에서 부인과 아들과 함께 살며 미디어 업계에서 잘 나가던 때가 있었으나 "14년 만에 아주 신랄한 이혼을 겪고 비자 문제로 돌아왔을 때 모친이 돌아가셨고 내 인생은 무너져내렸다"고 밝혔다. 

 

자살 충동은 없었으나 눈앞의 산을 넘어갈 길을 찾을 수 없었다는 그는 이곳 캠프가 "동등한 사람들의 공동체"라면서 "여기엔 계급이 없고 상호 존중의 체계가 갖춰져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마틴 플레이스 시장"으로 불리는 수석 조직가 란트 프리스틀리 씨에 이어 캠프의 2번째 책임자이다. "란츠는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으며 그런 자세가 서서히 퍼져나간다"고 말했다.

 

프리스틀리 씨는 식품과 그밖의 자원을 축적하기 위해 1991년에 마틴플레이스 홈리스 기지를 구축했으나 캠프 자체는 작년 12월17일 처음 설치되기 시작했다.

 

그는 6개월간 노숙생활을 하고 6개월간 카우치 서핑을 하며 몇 주 전에는 파트너인 니나 윌슨 씨에게서 12번째 자녀를 낳았다.

 

그는 "우리는 지방, 주, 연방 등 각급 정부가 운전대에 앉아 완전히 잠에 빠져 지금 여기에 닥쳐 있는 홈리스 위기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음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그들은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는 저가주택(affordable housing)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으며 그게 바로 사람들이 노숙하는 핵심 이유"라고 말했다.

 

블레이크모어 씨는 이 텐트촌에서는 어느 시간이든지 45명이 잠을 자고 있으며 그 외에도 매일 100명이 음식을 위해 이곳에 들른다고 말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시청은 거의 같은 장소에 있던 이전의 캠프를 대부분 해산시켰다. 일반 대중에게 해를 주는 "공적 불법 방해"로 여겨진 데다 화재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조직가들이 흠잡을 데 없이 꾸려나가고 있다. "소방대가 와서 텐트 사이에 일정한 간격을 두어야 한다고 했다. 시청에서 화재위험이 있다고 판단하면 우리를 쫓아낼 수 있지만 우리가 모든 규정을 지키면 그런 우려를 없애게 된다."

 

캠프 주변에는 마약과 음주가 용납되지 않는다는 표지판이 달려 있다. 밤중에 한 여성이 술을 마시고 문제를 일으키자 사람들이 그녀의 텐트를 철거했다. 그녀는 행동을 자제하면 다시 머물 수 있다.

 

텐트 안은 간단하게 배치돼 있다. 흔히 우유상자로 받쳐놓는 매트리스 한 개와 약간의 침구뿐이다. 이곳 캠프의 특징 중 하나는 많은 텐트가 개인 소유가 아니라 캠프 소유라는 점이다. 이곳을 떠날 때에는 깨끗이 청소하여 다음 사람이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정리해 놓아야 한다.

 

가족커뮤니티서비스부 프루 고워드 장관은 주택 관계자들이 서비스와 숙박 제공을 위해 이곳을 40번 찾아와 현재 노숙자 60명이 영구주택에 살고 있다면서 "우리는 우리의 소임을 계속하고 있지만 클로버 무어 시드니 시장은 그녀의 소임을 다하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무어 시장은 노숙자에 대해 심히 우려하지만 감당할 수 있는 주택 공급과 노숙자 지원 책임은 주정부에 있다면서 그럼에도 시청은 사람들을 수용하기 위해 전국 어느 카운슬보다도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무어 시장은 "사실상 주택 없이는 홈리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보다 감당하기 쉬운 주택이며 주정부가 그들의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홈리스 상태는 불법이 아니다. 일부 사람들에게는 우리 도시 주택난의 사실상 불가피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블레이크 메트카프 씨는 임시 숙소에 기거하고 있지만 캠프에서 자원봉사를 한다. 많은 노숙자와 마찬가지로 그의 여정은 관계의 파탄과 악습으로부터 시작됐다.

 

한 부품회사 영업사원 출신의 그는 "2년 동안 술과 도박에 20만불을 탕진하고 빈털터리가 되고 나서 2차례 고농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실버워터 교도소에서 나와 배낭을 메고 이곳을 지나치게 됐다. 갈 곳이 없었고 나는 눈이 퉁퉁 붓도록 울고 있었다. 전철 역에서는 자고 싶지 않았다. 이 친구들이 다분히 나의 목숨을 구해 주었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바로 숙소가 마련되었으나 이제는 새벽 5시30분이 되면 캠프의 주방에서 조식을 준비하러 온다. 주방은 텐트촌의 사교 센터이다. 해가 지면 동네 카페에서 기부한 피자와 샌드위치 상자들이 도착한다. 1시간 전만 해도 최소 10불씩 하던 터키빵 치킨 슈니츨이 이젠 캠프에서 무료 배급된다.

 

텐트촌의 위치는 우연히 정해진 것이 아니다. 조직가들은 사람들에게 시드니가 홈리스 문제를 안고 있음을 상기시키기를 원한다. 시청에 따르면 올해 2월 현재 카운 슬 경계 내에 있는 홈리스는 약 900명으로 이중 반수가 노숙을 하고 있다.

 

블레이크모어 씨는 "우리는 각자 개별적으로 지낼 경우보다 삶을 더 안전하게 하고 좀 더 존엄성을 지닐 수 있도록 한데 뭉친 노숙자 집단"이라면서 캠프가 골칫거리가 아니라 여타 지역에도 복제할 수 있을 만큼 잘 운영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그들(당국)이 마침내 우리를 쓸어버릴 수 있다고 깨닫기 시작하고 있다"면서 "그보다는 캠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떻게 벤치마킹 하고 심지어 프랜차이즈화 할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캠프를 다시 철거시키려 한다면 "정치적으로 용감한 일"이 될 것이며 안전한 잠자리를 찾는 사람들은 항상 있을 것이기에 "피날레는 없다"면서 "이곳은 우리가 건설할 수 있는 공동체의 귀감"이라고 말했다.

 

텐트촌의 한 입주자는 바이올리니스트이다. 거리의 가로등이 켜지면 그는 텐트들 사이에서 연주하기 시작한다. 통근자들은 서둘러 그를 지나쳐 가지만 입주자들은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며 귀를 기울인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주총리는 "텐트촌에 있는 일부 사람들이 적절한 이유로 거기에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 우려된다"면서 텐트촌 모습이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숙자를 위한 NSW주 최대 옹호단체인 NSW홈리스는 시청과 주정부에 상호 "책임 전가"를 중단하고 노숙자들에게 거의 조건 없이 숙소를 제공하는 "주택 우선" 프로그램에 투자를 확대하는 공동계획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신규개발 주택의 30%를 저가주택으로 지정토록 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reporter@hojuonline.net
2017-08-04 17: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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