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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날' 원주민시위 대소동 은폐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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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이 야당당수 발언.행방 알려줘 "인종폭동 유발"
하급보좌관 사퇴 이어 "총리실 고위간부들 관여" 주장 제기
야당, 대정부 불신임결의안 추진..상정돼도 부결 전망

 

  지난주 '호주의 날'에 성난 원주민들이 여야당수 등 정부요인들이 있던 캔버라 식당을 둘러싸고 난폭한 시위를 벌여 경호팀이 여총리를 긴급 대피시키는 대소동을 벌였으나 원주민 시위 배후에 총리실이 발표 내용보다 더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여야당수 대피 소동은 경호팀이 줄리아 길라드 총리를 보쌈하다시피 껴안고 총리 전용차로 대피시키는 과정에서 총리가 구두 한 짝을 잃고 끌려가는 애처로운 모습을 보여 '적갈색(ginger) 머리의 신데렐라' 라는 뜻의 "진저렐라"로 불리면서 전세계적 화제가 됐다.

 

  대피작전에서 총리를 껴안고 달린 경호원은 영화 보디가드의 주인공 케빈 코스트너를 뺨치는 잘생긴 용모에 터프한 모습으로 헐리우드의 러브콜을 받을 것이라는 추측기사도 나왔다.


호주판 신데렐라 '진저렐라'와 보디가드

 

  화제의 구두는 시위를 벌였던 원주민들이 찾아내 처음에는 "총리가 와서 사과하고 받아 가라"거나 "이베이 경매에 부치겠다"는 둥 목청을 돋우다가 원주민측도 잘한 게 없다는 비판여론 앞에 꼬리를 내리면서 27일밤 연방의회 의사당 입구 경비원에게 조용히 전달됐다.

 

  원주민들이 '침략의 날'로 여기는 1월26일 '호주의 날' 대소동은 연방의사당 구관 앞에 있는 원주민 텐트 대사관 앞에서 대사관설치 40주년 기념행사를 벌이던 원주민 약 200명이 긴급서비스 유공자 시상식이 열린 200m 거리의 '로비 레스토랑'으로 몰려가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식당을 둘러싸고 유리창을 두드리며 "창피한 줄 알라" "인종차별주의자" 등의 구호를 외쳐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이에 요인들과 함께 식당 안에 갇혀 있던 경호팀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길라드 총리의 승인을 받아 긴급대피 작전을 전개했다.

 

  긴급출동한 폭동진압경찰이 원주민 시위대를 저지한 가운데 총리와 토니 애봇 야당당수가 총리차를 타고 현장을 빠져나간 후 원주민의 시위가 총리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애봇 당수의 '텐트 대사관' 관련 발언 때문이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애봇 당수는 당일 오전 시드니에서 40년 전 원주민 토지소유권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설치된 텐트 대사관에 관한 질문에 답하면서 "그동안 많은 것이 개선된 만큼 이제 그로부터 옮겨갈 때가 되었다고 본다"(I think it is time to move on from that)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원주민들은 애봇 당수가 텐트 대사관을 철거할 때가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이를 따지기 위해 식당으로 몰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정적까지 챙긴 길라드에 언론들 '찬사'

 

  이런 상황에서 길라드 총리가 당일 저녁 또다른 행사에 참석, 자신의 건재를 과시한 가운데 그녀가 식당에 갇혀 있을 때 경호책임자의 대피 계획을 듣고는 침착하게 최대 정적인 애봇 당수의 신변까지 챙겨주는 모습이 TV화면에 생생하게 잡히면서 언론에 '길라드 찬가'가 울려퍼졌다.

 

  애봇 당수도 다음날(27일) 아침까지만 해도 한편으론 자신의 발언 내용을 옹호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여야 당수가 나란히 총리차를 타고 피신한 '오월동주'의 전례없는 대접에 감동하여 길라드 총리와 경호팀에 공개적으로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이 무렵부터 총리실의 원주민시위 개입설이 솔솔 흘러나오면서 온갖 추측이 난무한 끝에 결국 27일 저녁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언론담당 하급보좌관 토니 호지스(28.사진)가 제3자를 통해 텐트 원주민들에게 애봇 당수의 위치를 알려주는 판단착오를 범했다며 그의 사표가 수리됐다고 발표했다.

 

  28일 제3자의 신원이 28일 ACT(캔버라) 노동당 사무총장 킴 새틀러(사진)로 밝혀진 가운데 길라드 총리는 호지스가 당일 시상식장에서 기자들에게 애봇 당수의 발언 내용을 전해 듣고 원주민들이 이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독자적으로 제3자에게 애봇의 발언내용 그대로 전했다고 해명했다.

 

  길라드는 "어느 시점에서도 호지스는 새틀러에게 애봇 당수가 텐트 대사관이 어떤 식으로든 철거돼야 한다고 시사한 것으로 말하지는 않았으며, 원주민 대변인 몇몇이 식당에 와서 애봇의 발언에 대응하도록 주선해 주면 좋겠다고 전했다"고 주장했다.             


총리보좌관 '공작' 드러나 상황 반전..은폐설 증폭
 
  그러나 새틀러는 처음에 호지스와 통화한 사실을 부인하다가 나중에 호지스가 "애봇이 텐트 대사관에 대해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언급하고 그가 식당 행사장에 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새틀러는 29일 말을 바꿔 길라드 총리의 해명 내용을 뒷받침하면서 호지스가 애봇의 발언 내용을 그대로 정확하게 전해 주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새틀러에게 말을 전해 들은 원주민 텐트 대사관 대변인 바바라 쇼는 새틀러가 "애봇이 커피숍에서 대사관 철거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으니 사람들에게 말하라"고 해서 그대로 (선동)했다고 밝혔다.

 

  길라드는 또 이 모든 것이 호지스의 단독 행동이었다고 주장했으나 일부 기자들은 총리실의 또 다른 직원이 호지스와 함께 있으면서 시위대와 말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전하는 등 은폐설이 나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1일 호주의 날 보안사고에 총리실의 고위 간부들이 관여돼 있다는 원주민 신문 보도가 나와 총리실의 은폐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내셔널 인디저너스 타임스(NIT)는 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원주민 시위대가 애봇 당수의 행방에 대해 제보를 받게 되리라는 것을 총리실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NIT는 이 소식통을 "정부 관료조직 내의 고위직에 있는 사람"으로 묘사했으나 이 보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애봇 당수는 이와 관련, "매우 흥미로운 주장이 원주민사회 내부에서, 추측컨대 텐트 대사관에서 나오고 있다"면서 "이 정부의 더러운 책략과 기만의 한 예"라고 비난했다.

 

국가요인 안전 위협한 대형보안사고 "수사 당연"
 
  총리실 언론보좌관의 개입이 드러난 후 야당은 총리 측근이 원주민 시위와 이에 따른 대형 보안사고를 유발했다며 연방경찰이 즉각 사건 전모를 조사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연방경찰은 어느 누구의 범죄 활동도 발견되지 않아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당은 내주 연방의회가 개원되면 대정부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이 문제를 특별 전담부서에 회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의회의 의사규칙을 정지시키고 불신임 결의안을 토의하기 위해서는 하원의석 과반수(76표)가 찬성해야 하는데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무소속 의원들을 끌어들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포커머신 개혁에 대한 합의를 깨뜨린 정부에 대해 지지를 철회한 앤드류 윌키 의원(무소속, 태스매니아)은 불신임안 토의까지는 지지해도 불신임에는 동조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봅 캐터 의원(무, 퀸슬랜드)은 불신임 결의안 내용을 두고 봐야겠지만 또 하나의 정쟁에 불과하다면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토니 윈저 의원(무, NSW)은 문제를 정치인이 아닌 경찰의 손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야당 법무 담당 대변인 조지 브랜디스 의원은 연방 및 ACT법상 범죄행위가 자행되지 않았더라도 이는 총리실 직원 적어도 1명에 의한 중대한 보안위반으로 국가의 최고 정치지도자 2명의 안전을 위험에 빠뜨렸으며 이에 추가 수사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애봇 당수는 31일 내셔널 프레스 클럽 연설을 통해 자신이 총리가 되면 탄소세와 자원세 등의 폐지와 함께 매년 1주일 동안 오지의 원주민 촌락에 가서 지내겠다고 약속했다.

 

reporter@hojuonline.net
2012-02-03 10: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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